『Becoming Bodhisattvas: A Guidebook for Compassionate Action』(2018) – 자비로운 삶을 향한 안내서
by Pema Chödrön
『Becoming Bodhisattvas』는 티베트 불교의 고전 『보디사트바의 길로 들어서기』를 현대적인 시각으로 풀어낸 책이다. 이 책은 단순히 불교의 이론이나 교리를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생활 속에서 자비를 어떻게 실천할 수 있는지를 알려준다.
명상이나 마음 훈련 같은 수행법뿐 아니라, 어려운 상황에서도 자비로운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지침을 제시한다. 서양 불자이자 명상 지도자인 페마 초드런은 이 고전을 쉽고 따뜻한 언어로 해석하며, 독자들이 삶 속에서 '보디사트바의 길'을 자연스럽게 실천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보디사트바란 누구인가
보디사트바(Bodhisattva)는 불교에서 깨달음을 향해 나아가면서도, 자신만을 위한 해탈에 머무르지 않고 다른 존재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기꺼이 그 길을 멈추는 이타적인 존재다. 이들은 자신의 번뇌와 두려움을 외면하지 않고, 그것을 자비와 연민으로 바꾸어 타인을 돕는 데 사용한다.
페마 초드런은 보디사트바가 되는 길이 특별한 사람만이 걷는 위대한 여정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작은 선택을 통해 누구나 시작할 수 있는 실천이라고 강조한다. 예를 들어, 누군가에게 친절한 말을 건네거나, 분노가 올라올 때 잠시 멈추는 것—이런 작고 평범한 행동 하나하나가 보디사트바의 삶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아주 깊이 내려가는 Lojong(로종)
Lojong(로종)은 티베트 불교에서 전해 내려오는 '마음 훈련' 가르침으로, 고통스러운 상황에서도 자비와 지혜를 키워가는 연습을 말한다. 이 수행은 일상의 모든 경험을 깨달음의 기회로 삼는 것을 목표로 하며, 짧은 문구 형식의 59가지 가르침으로 구성되어 있다.
로종은 마음이 자동적으로 반응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의식적으로 선택하고 반응하는 힘을 기르는 데 초점을 둔다. 예를 들어, 누군가와 다툼이 있을 때 즉시 화를 내기보다 ‘모든 중생은 나보다 낫다’는 문구를 떠올려 겸손과 공감의 자세로 상황을 바라보는 연습을 하는 식이다. 이 문구는 자신의 교만이나 방어심을 내려놓고, 타인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법을 익히게 한다.
또 다른 문구인 ‘불편함을 피하지 말고 그 안에서 연습하라’는 말은 우리가 불편하거나 스트레스를 느낄 때 그것을 외면하지 말고, 오히려 그 감정 속에 머물며 자신을 들여다보라는 뜻이다. 이러한 수행은 매일의 크고 작은 상황 속에서 우리를 깨어 있게 하고, 더 깊은 자비심을 실천할 수 있게 돕는다.
결국 로종은 단순한 명상이 아니라, 삶 그 자체를 수행의 장으로 삼아 마음을 유연하고 넓게 만들어가는 실제적이고 살아 있는 실천이다.
Tonglen(통렝) 명상 수행
Tonglen(통렝)은 다른 사람의 고통을 들이마시고, 그들에게 자비와 평화를 담은 숨을 내쉬는 형태의 명상이다. 처음에는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이 명상은 우리가 고통을 피하지 않고 오히려 그것과 함께 숨 쉬면서 마음을 확장해 나가는 연습이다.
누군가가 슬픔이나 분노로 괴로워할 때, 그 고통을 상상하며 숨을 들이쉬고, 그 사람에게 평안과 희망을 보내는 마음으로 숨을 내쉰다. 이렇게 하면 마음속에서 타인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진심으로 공감하며 연결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Tonglen은 단지 감정을 진정시키는 명상이 아니라, 타인과 진정한 관계를 맺고 스스로의 두려움과 이기심을 넘어서는 수련이다. 마음의 여유와 따뜻함을 회복하는 데 매우 효과적인 수행이다.
자비의 시작점에 서기
자비는 우리가 모든 것이 정돈되고 평온할 때에만 실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명상에서 깊은 깨달음을 얻었거나 완전한 평화를 이룬 상태가 되어야만 자비를 베풀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초드런은 오히려 우리가 가장 지치고 부족하다고 느끼는 순간이 자비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녀는 삶을 완벽하게 통제하거나 계획대로 이끌려는 태도보다, 지금 이 순간 내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감정이나 혼란을 피하지 않고 그대로 바라보는 것이 자비의 진정한 시작이라고 강조한다. 자비는 완성된 사람이 베푸는 것이 아니라, 불완전한 지금 이 순간에도 실천될 수 있는 태도인 것이다.
그림자처럼 자리한 자신과 마주하기
진정한 자비는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도우려는 마음에서 비롯되지만, 그 출발점은 언제나 자기 자신이다. 우리가 누군가를 진심으로 돕고 싶다면, 먼저 자신의 고통과 감정을 인정하고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때때로 우리는 내면의 상처나 불완전함을 외면하고 타인에게만 집중하려 하지만, 그러한 회피는 진정한 자비를 가로막는다.
보디사트바가 된다는 것은 완벽한 존재가 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신의 고통과 두려움을 마주하고, 그것을 기반으로 타인과의 관계를 형성하려는 용기를 갖는 것이다. 자기 자신에게 자비로울 수 있을 때, 우리는 비로소 타인에게도 진심 어린 자비를 나눌 수 있다.
인상 깊은 문구들
“Compassion is not a relationship between the healer and the wounded. It's a relationship between equals.”
자비는 치료자와 상처 입은 사람 간의 관계가 아니라, ‘평등한 존재들 간의 관계’이다.
“When we practice generating compassion, we can expect to experience all the unresolved grief of our lives.”
자비의 수행은 때로 우리가 미처 해결하지 못한 깊은 슬픔을 다시 마주하게 만든다.
“Rather than letting our negativity get the better of us, we could acknowledge that right now we feel like a piece of garbage, and that this is the perfect place to start.”
지금 내가 쓰레기처럼 느껴진다면, 오히려 그 지점이 자비를 시작하기에 완벽한 장소일 수 있다.
『Becoming Bodhisattvas』는 불교적 자비 수행의 원리를 알기 쉽게 소개하고, 이를 일상 속에서 어떻게 실천할 수 있는지를 구체적인 예시와 함께 안내한다. 분노, 고통, 폭력적인 사회에서 동시에 ‘연결과 치유’를 실천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이 책은 강력한 다리 역할을 해준다.
페마 초드런은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타인과 나누고 공유하는 방식’이 보디사트바의 길이라고 강조한다.
이 책은 스스로의 가능성을 신뢰하며 ‘평온과 지혜’를 추구하는 이들에게 깊은 통찰과 실천적 영감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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